첫 인상은 굉장히 좋다, 거의 언차티드 수준으로 좋다. 고담의 분위기를 잘 담은 비주얼도 매우 훌륭하고 박력있는 연출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섬찟했던 조커의 첫 등장까지는 매우 훌륭했는데.. 점점 이상해 진다.
대표적인 탱크 나이트화된 플레이는 락스테디의 고심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오픈월드로 만들긴 해야겠는데 뭔가 부족하고, 재미를 위해서 전투에는 FPS 스타일을 도입하고 싶은데 배트맨은 총을 안 쓰고 살인도 안 하니 적으로 드론을 쓰고 탱크 나이트를 만들자는 결론에 도달한게 아닌가 싶다. 나름 한계 속에 탱크 나이트를 도입한 상황에서는 최선으로 잘 만든 것 같긴 하다. 전투모드의 조작감도 괜찮고 묵직한 속도감과 달리는 느낌도 나쁘진 않았으니.. 물론 게임 전체를 탱크 나이트로 만든 건 논란의 여지가 충분하다.
유비식 상자까기가 역대 최악의 오픈월드 사이드 미션이라고 생각했는데 그에 못지않은 사이드 미션의 수준을 보여준다. 호 없이 불호만 있는 듯한 리들러는 둘째치고 나머지 사이드 미션들도 도저히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게 만드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메인 미션을 하러 가는김에 겸사겸사 처리하지만 그 사이드 미션 하나하나에 개별적인 스토리가 있고 재미가 담겨있는 GTA 류는 아니더라도 지나가는 김에 처리할 수 있도록 접근성은 유지해 주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탱크나이트의 사이드 미션은 어딘가 몇 개가 숨어있지롱 찾아서 해보라고 유혹하지만 찾아봐야 매번 똑같은 미션의 반복일 뿐이다. 사이드 미션 하나하나에 레벨업 보상이 있기 때문에 밸런스를 위해 숨겨놨을 수도 있는데, 사이드 미션을 깨지 않으면 나이트폴이라는 엔딩을 트리거할 수 없는 희대의 삽질까지 해 놓았다.
아캄 어사일럼 때 부터 고치지 않고 있는 병폐는 노멀모드와 탐정모드로 이 탐정모드는 점점 갈 수록 비중이 커져 심지어는 일반적인 문 찾는데도 쓰일 정도가 됐는데 특유의 그래픽 스타일 때문이라고 쉴드를 쳐 주고 싶어도 흔한 오브젝트도 인터렉트가 되는지 안되는지 눈으로 보기에 구분이 안 되게 만든 건 뭐하자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뭐 대단한 게 숨겨져 있는 것도 아니고 키 하나 누르면 보이는 것 따위면 노멀 모드에서도 잘 구분할 수 있도록 해 줘야 맞고 더 나아가 노멀모드와 탐정모드는 하나로 합쳐 불편함을 줄이려는 노력을 했어야 했다. 어차피 증거수집이나 추적 등의 상황에선 특별히 발동하는 모드가 있으므로 탐정모드는 이런 상황으로 줄이고 노멀모드의 시인성 개선에 힘을 썼어야 했다. 더군다나 거의 모든 오브젝트에 대해서 인터렉트 포인트가 위쳐 수준으로 좁아 그 불편함은 더욱 배가된다.
또한 너무 난잡한 장비들도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인데, 잘 쓰고 안 쓰고는 둘 째 치고 너무 많고 선택하는 게 너무 불편하다. 쓸 데 없는 건 좀 줄이고 잘 쓰이는 것과 안 쓰이는 것을 구분해 주고 최소한 잘 쓰이는 것 들이라도 단축키로 지정해 주든가 해야지 아주 작은 하나하나까지 섬세하게 만져놓은 너티독과 너무 비교된다.
가끔 보면 제작자와 내가 서로 다른 걸 보고 있나 하며 뜬금없는 상황이 나오고, 뭘 하라는 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로빈을 감옥에 가둔다거나 장비를 버리고 트럭에 타는 부분들인데 선택에 그 어떤 자유도 하나 없으면서 뭘 하라는 건지 잘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고 그대로 하지않으면 게임이 진행이 안 되는데 그냥 그렇게 하라고 시키던가 아님 컷씬으로 넘기든지 하지 이런 걸 뭐하러 나보고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딴에는 다크나이트의 고뇌를 담으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한데 따라할 걸 따라하라고 해 주고 싶다. 또한 이 게임 전체적으로 널려 있는 조커의 존재 또한 이번이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라면 이해해 주겠지만 또 나올 거라면 역시 쓸 데 없는 짓 하지 말라고 해 주고 싶다.
반면 여전히 새로 등장한 컨트롤을 활용한 미니게임들을 보면 이런 건 락스테디가 정말 잘 한다는 걸 느낀다. 모르도르나 매드맥스 등 WB Games들엔 이전 거의 대놓고 다 쓰이는 특유의 전투 시스템 부터 컨트롤러를 활용한 다양한 미니게임, 퍼즐 들을 보면 게임 자체는 정말 잘 만드는 애들이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너티독이 언차티드1 & 3의 색깔을 지운 것 처럼 락스테디도 회사를 위해서도 그 선택들을 주도한 놈은 반드시 찾아내서 쫓아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