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부상으로 한동안 패드를 놓고 강제휴식을 취한지 몇 달. 손목을 보호해 줄 다양한 장비를 마련하는 와중에 슬슬 복귀를 타진하면서 "익숙함으로의 복귀" 컨셉에 맞게 마침 라이브러리에 있는 리마스터 작품을 찾게 됐다. 한 때 플랫폼의 아이콘이었던 갓옵워가 PS+ 무료라니, 리마스터 작품으로 어센션이 아닌 3을 선택한 것도 그렇고 아마 어센션을 망친거에 대한 속죄의 의미로 제물을 바친게 아닐까 싶다.
L스틱으로 움직이고 R스틱으로 카메라를 조절하는 TPS 시스템이 고착화 되어 있는 현세대에서 R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그 특유의 카메라워킹이나 QTE, 버튼 연타 등은 참 낯설긴 하지만 전 세대 겜을 10년이 거의 다 된 세월이 흘러서 이렇다 저렇다 까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불편함은 최대한 참으면서 그냥 전세대의 감성을 느끼는데만 집중하면서 플레이 했다.
아마도 아케이드 감수성을 간직한 마지막 후예라고나 할까, 요즘엔 인디게임을 제외하곤 찾기 힘든데 게임의 흐름부터 액션, 컨트롤, 보스전의 느낌, 특히 버튼 연타까지 오락실에서 100원 넣고 끝판깨기 위해 버튼이 부서질 듯 눌러대던 초딩의 감성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힘이 있다. 다만 그게 지금은 통하지 않을 뿐, 어센션의 애매함도 그렇고 신작은 완전히 TPS로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변화가 필요하다는 건 산타모니카도 잘 알고 있는 듯 하니 따로 논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지금봐도 놀라운 건 보스전의 웅장함, 특히 배경과 어우러진 자연스러움도 대단하고 배경 전체를 활용한 퍼즐형 스테이지도 참 잘만들었다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 이런 레벨 디자인을 차기작에서는 어떻게 보여줄지 다시금 기대가 된다. 더불어 차기작에서는 제발 QTE나 버튼연타는 빼고 현세대에 맞게 만들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