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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티니 2
2018-02-07 15:48:09 - genonfire

프랜차이즈를 망치는 후속작은 대개 잘못된 결정에 기인하고 그 결정은 대부분 작품 외적인 요소로부터 나오는 경우가 많다. 잘 알려진 드래곤 에이지 2의 경우 모회사인 EA의 빨리 내라는 독촉에 스테이지 재탕으로 욕먹었고, 같은 회사의 매스 이펙트 안드로메다의 경우 게임의 본질보다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을 우선시한 탓에 게임이라기 보다는 말그대로 정치적으로 올바른지 알 바 아닌 개쓰레기가 되고 말았다.




번지 최대의 위기라는 데스티니 2 의 선택들을 돌아보며 가장 와 닿는 비교는 디아블로 3 를 떠올릴 수 있다. 돈 욕심에, 현금 경매장이라는 희대의 쓰레기짓을 게임의 간판으로 올리기 위해 게임 내의 모든 밸런스를 현금 경매장을 돌리기 위한 수단으로 만들어 버린 탓에 수많은 악평과 함께 블리자드의 흑역사로 남게 되었고, 결국 확장팩에서는 경매장을 폐쇄하고 밸런스를 재조정해 겨우 명예회복을 하게 된다.


그것이 액티비전이라는 공통의 모회사의 압력에서 온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데스티니 2 역시 돈 욕심에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것이 디아블로처럼 현금경매장이라는 모습으로 대놓고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 층을 넓히겠다는 목표인 조금은 완화된 모습으로 표출되지만 추가하는 바는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10년간 즐기는 FPS-MMORPG 라는 컨셉을 위해 세계관, 엔진, 조작감, 쏘는 맛, 유니크한 레이드 등 기본을 잘 다져놓은 전작이 있기 때문에 후속작은 사실 DLC 수준으로만 계속 내도 평타는 치게 마련인데 번지는 여기서 큰 욕심을 이상한 곳 즉, 게임을 쉽고 단순하게 만드는 데에 쏟아 붙고 있는데 종족 하나 추가되지 않고 동일하게 등장하는 적들과, 재사용되고 있는 아이템들, 대부분 전작과 동일한 게임 모드 들에선 아주 겸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스페셜 무기 삭제, 랜덤 퍽 삭제, 크루시블 단순화 등 팬들을 쫓아 내는 데 큰 욕심을 보이고 있다.


팡팡 터지고 화려했던 전작의 크루시블을 우르르 물총 싸움으로 만들어 버린 대담함이라든가 6 vs 6은 매칭이 너무 힘들어서인지 물총 싸움하긴 좀 많은 인원이기 때문인지 4 vs 4로 줄었지만 여전히 엉망인 매칭 문제, 특히 파워 아머 하나 먹어 보겠다고 적이 있던 말던 같은 팀끼리 서로 밀어내는 탐욕을 보이게 만드는 문제, 무엇보다도 이렇게 플레이 해 봤자 의미있는 보상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결정적인 문제로 크루시블에도 손이 안 가게 만들고 있다.




일례로 전작에서의 아이언배너는 이 기간동안 라이트도 많이 올리고 좋은 템도 먹고 매칭 또한 잘되기 때문에 크루시블 달리는 일종의 축제와도 같은 일주일이었지만 그런 요소를 모두 삭제한 현재는 내가 이거 왜 하고 있나 자괴감을 참아가며 억지로 시즌 마일스톤을 달성해 놨더니 꼴랑 엠블렘 하나 받고 다시는 안하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고행과도 같다.




새로운 소셜 공간이라며 자랑했지만 결국엔 타워로 돌아가기 때문에 아무도 없고, 아무 쓸모도 없는 곳으로 변해버린 팜을 보면 번지 스스로 데스티니 2 의 운명을 이에 비유한 이스터에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타워로 이동할 때 보여지는 검은 화면이나, 죽었을 때 부활할 곳을 찾지 못하는 버그 처럼 데스티니 2를 살릴 비책을 못 찾고 있는 번지에게 그저 한 마디 조언을 던져 주고 싶다.


Just Back to Dest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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